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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또10기] 삶의 지도

프로그래밍을 업으로 삼게 된 시절부터, 집에서 글을 쓰는 현재까지 돌아보려 합니다.

제1장: 프로그래밍에 입문

남들처럼 단순히 고등학교에 다니며 게임이 좋던 한 학생은 우연한 계기로 직업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컴퓨터 관련 직종을 업으로 삼자는 결론에 도달하자, 비로소 주도적인 행동이 시작됩니다. 이미 문과를 선택했으니 교차지원이라는 제도를 이용하자는 결정과 함께, 입시를 마치고 대학합격 통보부터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생활은 흥미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분야 저 분야에 도전한 기억이 남네요. 학교 내 과제 뿐 아니라 외부 행사를 다니고, Let’s Encrypt 사용을 위한 HTTPS 가이드북 eBook 집필 과정에 참여도 하고, 프로그램 경진대회에도 나가보는 등 많은 일들을 진행해 봤습니다. 그 결과로, ‘컴퓨터공학 분야가 나와 맞는구나. 지향하는 삶의 방향과 일치하는구나’ 하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 분야는 계속해서 공부해야 한다는 점, 기초를 충실히 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점에서 말이지요. 무엇보다도 제 삶이 가장 원하는 부분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렇게 졸업 후 고집 있게 원하는 회사를 찾기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인턴쉽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2장: 즐기면서도 프로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인턴쉽을 시작하며 미니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 때 저의 가장 큰 패착은 일정준수와 기술간의 갈등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팀원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생각했지만 현재 논의할 필요가 없는 태스크이기도 했고 그렇게 종료되었습니다. 이후 보안 스타트업에서 백엔드 프로그래머로 일을 다시 시작하며, 글쓰기를 처음 시작해 보았습니다. 내가 무엇을 배웠고, 어떤 실수를 했으며 앞으로 어떤 걸 배워야할지를 썼지요. 이 때부터 글쓰기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복잡한 기술 개념을 글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제가 그 기술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실제 코딩 시 더 명확한 로직을 구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시기엔 내가 무엇을 했는지부터 간단히 메모하고 정리했습니다. 이후 퇴사하며 클라우드 관련 스터디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썼던 내용을 정리하고 어떤 내용이 훗날의 제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도록 써야 하는 게 너무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탈고해가며 완성했습니다(돌이켜보면 이 시기 쓴 글이 제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3장: 오랜 휴식기와 복귀, 그 시기에 함께한 “글”

저는 휴식기가 굉장히 길었습니다. 재취업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이를 위해 충분히 준비했다 생각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예 새로운 학습과 미니 프로젝트들로 준비했고, 많은 것들을 다시 공부하며 이를 글로 남겼습니다. 코딩테스트에 떨어진 부분부터 각종 도서를 읽고 배운 부분을 공유하기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공유했습니다. 결코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해 노력을 가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때로는 날밤을 지새우며 실무에 필요한 기술을 되짚기도 하고, 때로는 그 긴장탓에 아무 의욕도 나지 않았을 정도였기 때문이지요. 이후 좋은 기회를 잡고 새로운 조직에서, 저는 소프트웨어 조직의 일환으로써 제 맡은 바 일을 수행하는 것 뿐 아니라 위키나 각종 문서를 구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는 사내 세미나를 진행하며 발표자료를 만들기도 하고, 배운 점과 회고하는 부분을 요약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더 많은 글을 남기려고 합니다.

제4장: 앞으로의 삶을 생각해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는 정답이 없지만, 개발자로서 저의 열과 성을 다해 일할 기간을 두고 생각하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술이야기를 앞으로 자주 할 예정이고, 이를 공유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입니다. 글쓰기가 꾸준해진다면, 그리고 커뮤니티 내의 사람들과 논의한다면 서로 배우며 풍성한 글로 업데이트 해나갈 수 있겠지요. 이어서, 기술검증에 대한 간단한 테스트가 실린 글을 자주 기고하고 싶습니다. 특정 상황에서 테스트한 결과를 보여주는 글을 통해, 필요한 내용을 자신이 직접 검증해보는 문화로 이어지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함께 일을하는 사람으로써 느꼈던 내용을 쓰려 합니다. 무슨 장소에 있든 결과를 내기 위해 때로는 의견이 맞지 않을 수 있지요. 하지만 이를 맞추어가며 함께 자라고 나아가는 과정을 꼭 공유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늦은 밤까지 삶을 돌아볼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한 번은 이런 시기가 있었으면 했는데 좋은 계기로 진행해볼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이 글에서 보인 의지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ublished Sep 17, 2024

Non scholæ sed vitæ disci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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